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시작했던 부트캠프의 끝이 어느덧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120일이 지나고 보니, 이제 남은 날짜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처음에는 120일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
충분히 배우고, 충분히 성장해서, “이제 개발자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개발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시작할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충분하다는 말의 무게를 안다는 것이다.
언제나 나보다 더 빠른 사람이 있고, 더 깊게 이해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내가 아무리 공부하고 노력해도 내 앞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두를 앞지르는 목표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건 사실 그렇게 중요한 목표도 아니다.
누구를 따라가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에 기여할 것인지.
그 선택이 결국 어떤 개발자가 될지를 결정한다.
사람들은 흔히 “너의 꿈이 뭐냐”고 묻는다.
하지만 나는 꿈이 단순히 마음속 욕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재력과 안정을 원한다.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바람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꿈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개발자, 의사, 디자이너 같은 이름은 꿈 그 자체라기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나는 꿈이 개인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바깥에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주고 싶다는 꿈,
약자를 보호하고 싶다는 꿈,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꿈.
이런 꿈들은 이미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꿈에 참여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꿈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 이주라는 꿈을 구체화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꿈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존재하는 가치 있는 꿈에 참여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회사 역시 단순히 연봉과 복지를 비교해서 선택하는 대상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에서 일할지 결정하는 건, 결국 어떤 꿈에 참여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회사는 이미 존재하는 꿈을 더. 크게 만들고,
어떤 회사는 꿈을 만들어낸다.
꿈의 크기가 큰지 작은지, 새로운 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정말 그 방향을 함께 바라보고 있는가.
내가 그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고 싶은가, 그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이제는 “내 꿈이 뭘까”만 붙잡고 고민하기보다,
세상에는 어떤 꿈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꿈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생각해보려 한다.
회사는 꿈을 이루는 곳이다.